충남서해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충남서해의 일방적인 승리였다. 24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열린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둘째날 3국에서 송홍석(충남서해)이 최우수(인천에몬스)를 298수 만에 흑2집반으로 꺾으며 1승을 보태 종합 3-0 승리를 거뒀다. 사실 두 팀은 역대 아마국수(유병용, 이호승, 송홍석, 최우수, 박성균)들이 대거 포진해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었었는데, 충남팀이 하루 전인 첫날 일찍 우세를 점했다. 전날 주니어 유병용과 여류 김수영이 나란히 승리를 거둔 가운데 송홍석이 나온 것이었다 .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준플레이오프 - 충남서해 (정규리그 3위) VS 인천에몬스 (정규리그 4위) 제1국 : ○유병용 ●이호승 - 8월 23일(목) 19:00 - 190수 백불계승 제2국 : ●김수영 ○정다원 - 8월 23일(목) 21:00 - 159수 흑불계승 제3국 : ●송홍석 ○최우수 - 8월 24일(금) 19:00 – 298수 흑2집반승 제4국 : ○박성균 ●이문의 - 8월 24일(금) 21:00 – 자동 취소
“어, 내가 흑이었나?” 대국석에 앉은 송홍석은 흠칫 놀랐다. 1~4국까지 홀수국은 홀수국끼리 짝수국은 짝수국끼리 차례차례 흑백이 정해지는 정규리그처럼 생각해 자신이 백번이라고 잘못 알았던 것이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은 규정이 약간 다르다. 팀마다 2명인 주니어 선수들은 서로 다른 색의 돌을 들어야 하는 것. 같은 팀 주니어 유병용이 전날 백을 들었으므로 송홍석은 당연히 흑을 들어야 한다. 백번에 대한 구상을 단단히 했던 송홍석이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초반 송홍석은 패싸움을 벌이다 비세에 빠졌다. 역시 문제가 생기고 말았다. 하지만 상변에서 점차 페이스를 찾으면서 추격했고 중반 들어서는 미세하게 우세해졌다. 바둑은 점차 반집 승부 이야기가 흐를 정도로 팍팍해졌는데 최우수 쪽에서 실수가 조금씩 나오면서 송홍석 쪽으로 저울추가 기울었고 결국 승리했다. 국후 송홍석은 “정규리그에서 개인 6승5패라는 만족스럽지 못한 성적으로 팀에 보탬이 되지 못했는데 중요한 때에 기여를 하게 되어 기쁘다”고 했다. 또 “인천에몬스팀은 우리 선수들과 각각 비교했을 때 까다로운 팀이었다”고 말했다. 충남서해 시니어 박성균은 “우리팀은 리그 같은 장기 레이스보다 단기전에 강한 특징을 갖고 있어서 포스트시즌에서 분명히 잘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적중한 것 같다”고 했다. 충남서해 여류 김수영은 “틈날 때마다 오빠들 어깨를 주물러 주었는데 도움이 되었을 것^^”이라며 “정규리그 때 충청북도 팀에게 졌는데 모두들 긴장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는 김현아 선수와 맞붙게 되면 좋겠다. 바둑학원을 같이 다녔을 정도로 친한데 예전엔 내가 실력이 뒤처졌지만 지금은 좋은 라이벌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명장의 면모를 발휘한 충북서해의 유경남 감독은 “워낙 인천에몬스가 강해서 사실은 4국까지도 대비하고 있었다. 3국은 조마조마했었는데 송홍석 선수가 정말 잘해주었다”며 “선수들 각자가 경험이 풍부하고 알아서 잘하기 때문에 나는 돕는 역할에 충실하려 한다”고 했다. 또 다가올 플레이오프에 대해선 “상대는 정규 2위였지만 사실상 최강이라고 본다. 우리가 오더를 먼저 제출해야 하니까 오더는 지고 들어가지만 우리 나름대로 상대 팀 선수들 분석을 철저히 할 계획이다. 선수들 개인적으로는 다들 친한 사이인데 후회 없는 승부 벌였으면 좋겠다”고 임전소감을 밝혔다. 플레이오프에 오른 충남서해는 선착해서 기다리고 있는 충청북도(김정우-최현재-김정훈-김현아)와 맞붙게 된다.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한국 아마추어 바둑인의 염원을 하나로 모은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지난 3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6일 최종 11 라운드까지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거쳤다. 그동안 각 시도를 대표하는 12개 팀, 총 48명의 선수들이 소속팀의 명예를 걸고 온힘을 쏟았다. 8월 23일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은 스텝래더방식(준PO-> PO -> 챔피언결정전)으로 치러진다. 4판 3선승제이며 동률 시엔 대표 선수가 최종 결승을 치른다. (하위팀은 대국오더 사전 공개). 한국의 내셔널리그는 중국갑조리그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국바둑리그의 장점을 갖춘 대회로 주목을 받았다. 모든 라운드는 각 지역을 돌며 하루에 모든 팀의 대국을 소화하는 방식이며, 주요 대국은 K-바둑에서 방송을 탔다. 플레이오프는 8월 30일과 31일, 챔피언 결정전은 9월 6일과 7일 열린다. 포스트시즌 우승팀에겐 2000만원이 돌아가며 준우승은 1000만원이 수여된다. 우승 선수과 감독에게는 600만원이 전달될 예정. 내셔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각 15분 30초 초읽기 3회이다.
▲ 오빠 힘내요! 김수영은 마법의 손을 갖고 있다. 김수영의 어깨 주무르기에 주니어 오빠들은 피로를 날려보내며 승리를 얻어온다.
▲ 서울 마포구 서교동에 있는 K-바둑스튜디오엔 신기한 게 많다. 이 먹음직스러워 보이는(?) 바둑판은 양초다.
▲ '오렌지군단' 인천에몬스는 천신만고 끝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으나 첫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사진은 '최우수' 선수.
▲ 송홍석의 손에서 충남서해의 운명이 결정됐다. 양복은 부모님이 사주셨다.
▲ 송홍석은 초반, 다소 고전했다.
▲ 테이블이 지금이 포스트시즌임을 알리고 있다.
▲ 최우수. 송홍석은 최우수가 최소 3번 이상의 승리 기회를 맞이했었다고 밝혔다.
▲ 아마추어 기전 중 국내최고의 규모를 자랑하는 내셔널 바둑리그.
▲ 충남서해의 유경남 감독(왼쪽)과 시니어 박성균이 초조하게 준플레이오프 3국을 지켜보고 있다.
▲ 아, 역시 만만치 않다.
▲ 충남서해 여류 김수영이 검토하고 있고 옆엔 인천에몬스의 시니어 맹장 이문의가 모니터를 주시하고 있다.
▲ 같이 의견을 나누기 시작했다.
▲ 초반 송홍석(흑)이 초반에 실점했던 순간.
▲ 준플레이오프 3국이 막 끝난 순간.
▲ 너무 긴장했던 거 아니야?
▲ 충남서해 시니어 박성균. "충남서해 팀은 장기전보다 단기전에 강하다. 포스트시즌에 적합하단 뜻이다"
▲ 충남서해 여류 김수영. "우리팀이 긴장만 하지 않으면 충청북도가 아무리 무서운 팀이라고 해도 걱정할 것 없다.
▲ 충남서해 유경남 감독. "지고 들어가는 오더 싸움이라면 상대 선수들에 대한 더 철저한 분석이 필요하다."
▲ 첫 질문, "여자 친구 있습니까" "앗, 이런 질문 원래 없지 않았나요? (얼굴이 화끈화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