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 서울 푸른돌 vs 서울 원봉 루헨스의 플레이오프 1경기 전경. 원봉 루헨스는 난적 서울 아비콘과 전남을 연파했으나 서울 푸른돌의 높은 벽에 가로막혔다.
[일요신문] 디펜딩 챔피언 서울 푸른돌이 서울 원봉 루헨스의 끈질긴 추격을 가까스로 따돌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선착했다.
15일 경기도 판교 K-바둑 스튜디오에서 속개된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경기에서 서울 푸른돌이 원봉 루헨스를 3-2로 따돌리고 대망의 챔피언결정전 진출에 성공했다.
정규리그 4위로 포스트시즌에 오른 원봉 루헨스는 서울 아비콘과 전라남도를 연속으로 꺾고 돌풍을 일으켰던 팀. 하지만 드림리그 1위팀 서울 푸른돌을 상대로는 역부족으로 보였다. 적어도 1국과 2국까지는.
대회 2연패에 도전하는 서울 푸른돌은 1국과 2국에 출전한 윤현빈과 심우섭이 각각 조세현과 이단비에게 승리를 거두며 2-0으로 가뿐하게 앞서나갔다. 더욱이 3국에 나서는 김희수가 정규리그 14승 3패로 주니어 다승왕과 MVP를 휩쓴 슈퍼 에이스였기에 서울 푸른돌의 3-0 승리는 떼어논 당상처럼 보였다.
최종 5국. 서울 푸른돌 오경래(왼쪽)가 대역전승을 이끌어내며 팀을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원봉 루헨스에는 얼마 전 끝난 제1회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의 정찬호가 있었다. 정찬호는 전력상 열세일 것이라는 예상을 비웃듯 김희수에게 완승을 거두며 반격의 실마리를 만들어냈다. 정찬호의 예상을 비낀 승리는 혼돈으로 이어졌고, 급기야 원봉의 시니어 이철주가 서울 푸른돌의 여성선수 홍준리에게 승리를 거두며 순식간에 2-2 알 수 없는 승부가 됐다.
결국 오경래(서울 푸른돌)과 정준환(원봉 루헨스)의 5국이 승부판이 됐는데 이것으로 올해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다섯 경기 모두 3-2 박빙의 차이로 승부가 나는 진기록이 탄생했다.
5국은 승부 못지않게 내용적으로도 희비가 엇갈린 한판이었다. 중반을 지나 종반 초입까지도 흑을 든 원봉 루헨스의 정준환이 좋다는 게 이날 검토실을 찾은 프로기사 박진솔 8단의 의견. 그러나 초읽기에 몰린 정준환이 종반 중앙 흑 대마 타개에 실패하면서 서울 푸른돌의 극적인 승리로 플레이오프 1경기의 막이 내렸다.
3국에서 대한체육회장배 우승자 정찬호(오른쪽)가 덕영배 아마대왕전 우승자 김희수를 꺾으면서 양 팀의 승부는 혼돈으로 빠졌다.
승리한 서울 푸른돌 채영석 감독은 “당연히 이겨주리라 믿었던 김희수 선수가 패하면서 팀 전체가 멘붕(?)에 빠졌던 것은 사실”이라면서 “다행히 5국에 들어가기 전 오경래 선수가 아무래도 내 바둑이 승부판이 될 것 같으니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었는데 오경래 선수가 방심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준 것이 승리의 원인인 것 같다”고 승리 요인을 분석했다. 또 챔피언결정전 전망에 대해서는 “대구 덕영이나 강원바둑단은 올 시즌 내내 선두권을 유지했던 강팀이라 어느 팀이 올라와도 승부는 반반인 것 같다”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즐기는 마음으로 챔피언결정전을 치르겠다”고 말했다.
대구 덕영과 강원바둑단의 플레이오프 2경기는 22일(수) 같은 장소에서 속개될 예정이다.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경기는 각자 제한시간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가 주어진다. 5판 다승제로 승패가 가려지며 1국과 2국은 18시 30분, 3국은 19시 30분, 4, 5국은 20시 30분에 대국이 시작된다.
일찌감치 1국과 2국을 승리하며 승리에 취했던 서울 푸른돌 검토진. 3국과 4국을 잇달아 내주며 위기에 몰렸으나 오경래의 수훈으로 내셔널바둑리그 2연패를 바라볼 수 있게 됐다.
내셔널바둑리그의 총 상금은 1억 원이며 정규리그 1위 1000만 원, 2위 700만 원, 3위 500만 원, 4위 300만 원의 상금이 각각 수여된다(드림/매직리그 각 1팀씩 시상), 또 포스트시즌 우승팀은 2000만 원, 준우승팀 1000만 원, 공동 3위 각 300만 원, 8강팀 각 100만 원의 상금이 주어진다.
2017 자몽신드롬배 내셔널바둑리그는 아비콘헬스케어(회장 윤수로)와 바이오제멕스(대표 김수웅)가 타이틀 후원하고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재정 후원하며 대한바둑협회가 주최·주관한다.
유경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