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담은 없다. 오히려 더 짜릿해져 좋다(충남서해팀 유병용)" "유병용과는 굉장히 친하다, 그러나 이번 최종전에선 힘으로 뭉개버리겠다.(김정훈)" 팀이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느냐 마느냐의 마지막 일전을 앞둔 선수들이라 기세도 굉장하고 승부호흡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잘 갈무리한다. 부담은 크지만 부담 때문에 승부의 짜릿함을 포기하지 않을 만큼 대담하며, 큰 부담을 적절한 긴장으로 승화시킬만한 강인함이 있다. 9월 1일 서울 서교동 K-바둑 스튜디오에서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충남서해 (정규리그 3위)팀과 충청북도(정규리그 2위)팀의 최종전이 오후 7시부터 생중계 방송으로 시작됐다. 2-2의 상황에서 맞이한 최종전에 출전한 선수는 충북팀의 김정훈과 충남팀의 유병용이다. 감독들의 권유도 권유지만 모두 최종전의 부담을 잊은 채 자원출전한 것이 더욱 특별하다. 이 한 판의 결과로 챔피언 결정전에 올라가는 팀이 결정되기에 그렇다.
결과적으로 유병용이 혼자서 해냈다. 유병용은 초반부터 두텁고 자신감있는 행마로 실리에 구애받지 않으며 대세를 장악했다. 실리에 민감하기 쉬운 큰 승부에서 보기 쉽지 않은 자세다. 유병용은 중후반 잠시 역전될만한 위기에 몰리기도했지만 상대 김정훈의 판단미스가 겹쳐 최종승리를 거뒀다. 김정훈과 충북팀 선수들은 "좌하귀에서 패를 하지 않거나 팻감을 큰 거를 썼으면 김정훈이 이길 수 있었다"면서 몹시도 아쉬워했다. 유병용은 잔잔한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화답. 236수 유병용 백불계승, 충남서해 3-2로 챔피언 결정전 진출 대국을 해설한 이현욱8단은 "정규리그 성적이 50%대로 그저 그런 유병용이 플레이오프에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상대의 주니어 선수 둘을 혼자서 물리쳤다. 사실상 혼자 승부를 끝낸 셈이다"라며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 8단은 "역시 경험이 많은 선수가 중요한 승부에서 떨지 않는다. 이런 기세면 우승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평가했다. 3-2로 극적인 승리를 거둔 충남서해팀은 졍규리그 1위팀인 대구덕영팀과 오는 9월6일과 7일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다. 대구 덕영팀은 여성선수인 김신영의 입단으로 팀 전력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 관계자는 한국바둑리그의 오로팀으로 치면 '김승재'를 뺀 것과 비슷하다고 이야기. 충남팀 유경남 감독은 "상대가 봐 준 것 같다"면서 "해병대 출신인 병용이가 잘 해줬다. 언제나처럼 최선을다하겠다" 다짐했다. 또 유감독은 "박성균 선수가 공부를 하기로 마음 먹었다. 감독인 내게 자료를 준비해 달라고 하더라, 우리팀 선수들을 믿는다"고 말했다. 충남팀 시니어 박성균 선수는 "병용이는 결승가서 지는 일이 잘 없다. 중요한 승부가 집중된 단기전에 매우 강한 선수다"라고 평가했다. 유병용 선수는 이날 최종국에 대해 "우리 팀 선수들 모두 기대가 크다는 걸 잘 알고 있었다. 이겨서 기쁘다. 우리팀이 다 잘해준 덕분이다. "면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덕영치과가 그동안 오래 쉬었는데 이제 우리 충남팀의 펀치에 쓰러질 일만 남았다. 기다려라"라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유병용은 대구 덕영치과팀의 강자인 강지훈과 만나길 원했다. 이유는 "최근 강지훈 선수가 가장 강하기 때문"이다. 앞서 준플레이오프에서 충남팀에게 패한 인천에몬스는 4위, 플레이오프를 패한 충북팀은 3위가 확정됐다.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충청북도(정규리그2위팀) vs 충남서해(정규리그3위팀) 충남서해 3-2 승리, 챔피언결정전 진출 제1국 ○김정훈 - ●송홍석 : 8월 30일(목) 19:00 K바둑 스튜디오 생중계(오로 중계) 백불계승 제2국 ○김현아 - ●박성균 : 8월 30일(목) 21:00 K바둑 스튜디오 생중계(오로 중계) 흑불계승 제3국 ●최현재 - ○유병용 : 8월 31일(금) 19:00 K바둑 스튜디오 생중계(오로 중계) 백불계승 제4국 ●김정우 - ○김수영 : 8월 31일(금) 21:00 K바둑 스튜디오 생중계(오로 중계) 흑불계승 제5국 ●김정훈 - ○유병용 : 9월 01일(토) 19:00 K바둑 스튜디오 생중계(오로 중계) 백불계승
▲유병용 '더 짜릿해졌을 뿐'이다. 최종전을 맞이한 유병용의 소감.
▲ 김정훈 "많이 친한 사이다. 하지만 이번 판에선 힘으로 뭉개버리겠다."
▲ 오빠 힘내요~! 김수영 선수가 유병용 선수의 어깨를 주무르고 있다. 송홍석 선수가 등장하자 유병용이 쑥쓰러워한다.
▲ 2-2의 상황에서 최종국이 오후 7시부터 방송생중계로 시작됐다.
▲ 복기장면, 승자와 패자 모두 좌하귀 전투를 최대의 승부처로 꼽았다. 패를 하지 않거나 혹은 큰 패를 썼으면 김정훈이 유리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 승자건 패자건 궁금한 대목들이 많았다. 각 팀 선수 감독이 모두 나와 복기를 지켜봤다.
▲ 충북팀은 강팀이었다. 진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기에 복기의 시간에도 어쩔 수 업이 아쉬움도 컸다.
▲ 검토실, 서해바둑단이 초반 시작장면을 TV로 지켜보고 있다. 왼쪽부터 유경남 충남서해팀 감독, 박성균, 김수영, 송홍석
▲ 다른 검토실에는 최원용, 민상연 등 현역프로들이 응원을 하러 왔다. 가운데 충북의 최현재 선수
▲ 원래 제가 아마국수랍니다. 오른쪽 민상연 프로(오로팀 소속)가 최현재와 대국을 검토하고 있다. 김만수 충북팀 감독은 "다들 애인이 없다보니 주말에 응원을 나온 것이라 해석"
▲ 충남서해팀, 유경남 감독이 K- 바둑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유 감독은 "올라간 이상 목표는 우승이다"라고 말했다.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한국 아마추어 바둑인의 염원을 하나로 모은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지난 3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6일 최종 11 라운드까지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거쳤다. 그동안 각 시도를 대표하는 12개 팀, 총 48명의 선수들이 소속팀의 명예를 걸고 온힘을 쏟았다. 8월 23일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은 스텝래더방식(준PO-> PO -> 챔피언결정전)으로 치러진다. 4판 3선승제이며 동률 시엔 대표 선수가 최종 결승을 치른다. (하위팀은 대국오더 사전 공개). 한국의 내셔널리그는 중국갑조리그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국바둑리그의 장점을 갖춘 대회로 주목을 받았다. 모든 라운드는 각 지역을 돌며 하루에 모든 팀의 대국을 소화하는 방식이며, 주요 대국은 K-바둑에서 방송을 탔다. 플레이오프는 8월 30일과 31일, 챔피언 결정전은 9월 6일과 7일 열린다. 포스트시즌 우승팀에겐 2000만원이 돌아가며 준우승은 1000만원이 수여된다. 우승 선수과 감독에게는 100만원이 전달될 예정. 내셔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각 15분 30초 초읽기 3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