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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돌, 경남 전체 1,2위 달려 세종시 투어 첫날 4라운드까지 대회결과


“차라리 아마로 전향하는 게 더 낫겠어...” 해를 거듭하면서 내셔널리그가 내실 있게 발전하는 모습을 지켜본 모 프로기사가 장난처럼 흘린 독백이다. 고군분투해 오던 내셔널리그가 이제야 제대로 자리 잡은 걸 안도하고 감축하는 뜻으로 한 농이었지만 이 속엔 예전 같지 않게 대국 기회가 많이 준 프로바둑의 현실이 섞여 있는 듯했다. 올해부터 내셔널리그는 메인후원사(제주삼다수) 말고도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으로부터 대회 지원금을 받아 나름 대회다운 규모로 운위할 수 있게 됐다. 지난해까지는 정부로부터 약간의 경기력 향상비를 보조 받았다. 바둑에 대한 국가의 관심이 대폭 커졌고 국고 지원도 늘었다. 알파고의 영향은 더좋은 분위기를 형성해 줄 것이다. 한마디로 ‘터닝 포인트’의 기회를 잡았다고 할까. 5월 14일부터 15일까지 이틀 동안 정부종합청사 타운이 들어서 있는 세종시에서 2016 제주삼다수배 내셔널리그 3~5라운드가 열린 것도 의미 있다. 대회가 펼쳐진 정부세종컨벤션홀은 정부기관과 연관 없이는 절대 대관할 수 없는 장소다. 내셔널리그가 국민체육진흥회의 지원을 받고 문화체육관광부의 주관 아래 치르는 대회이기에 가능했다. 개회식에 참석한 이춘희 세종시장의 관심과(참석을 약속한 이해찬 의원은 급한 사정이 생겨 걸음하지 못했다) 1년 전부터 세종시에 안착해 바둑보급에 매진하고 있는 김성룡 9단 등 지역협회 바둑인과 바둑을 좋아하는 공무원들이 보이지 않게 애쓴 보람이다. 알파고 이후 바둑을 배우려는 세종시의 여성 공무원이 많이 생겼다고 한다. 신생 도시이지만 세종시는 전국의 중심, 배꼽도시인 것처럼 바둑의 구심점으로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5월 14일 오후1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 4층 대연회장에서 열린 세종시 투어(3~5라운드) 개막식에는 이춘희 세종시장을 비롯해 문화체육관광부 박성락 과장과 전국 17개 시도 바둑협회장들이 자리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대회 분위기를 살리기 위해 직접 사회를 자처한 대한바둑협회 강영진 전무가 “미처 몰랐는데 약력을 보니 가방끈이 아주 긴 분”이라고 소개한 말을 받아 “가방끈이 길다고 말씀해 주셨으나 머리가 나빠 바둑은 5급에 불과하다”며 “바둑 두는 분들이야말로 진짜 머리가 좋은 분들”이라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 개막 축사에서 이춘희 세종시장은 “내셔널바둑리그 선수단이 행복도시 세종시에 온 것을 환영한다.”는 인사말을 건넨 뒤 “전국의 아마강자들이 총출동한 내셔널바둑리그 3~5라운드를 세종시에서 개최하게 돼 영광이다. 1박2일 동안 선수단과 관계자들이 머무는 동안 세종시에 대한 좋은 추억을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시장은 세종시 바둑발전을 위해 힘쓰겠다는 약조도 했다.

▲ 세종시 선수들의 대국을 지켜보며 무언의 격려를 했다.
4라운드 현재 서울 푸른돌, 경남 한림건설 4승째 올리며 전체 1, 2위 달려 개회식에 이어 정대상 심판위원장의 대국개시 선언으로 시작한 3라운드에서 가장 관심을 모았던 2승 팀간의 대결, 드림리그의 경남 한림건설와 매직리그 선두를 달리는 경북 한국광물의 경기는 경남 한림건설의 4-1 승리로 끝났다. 경남 한림건설은 오후4시부터 이어진 4라운드에서도 충청북도를 4-1로 꺾고 4승 고지를 밟았다.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라는 예상대로 선두로 나섰다. 1차전(1~2라운드)에서 막상 뚜껑을 열자 생각 이상의 전력으로 단숨에 우승후보로 떠오른 서울 푸른돌 또한 3라운드에서 울산 디아채를 4-1로 누른 데 이어 4라운드에서도 고양시를 4-1로 연파해 양대 리그를 통틀어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개인승수에서 1승 뒤진 경남 한림건설이 바짝 뒤쫓는 형세. 전체 1, 2위를 드림리그 팀이 차지하고 있다. 2라운드까지 2승 선두권을 형성했던 전북 알룩스는 3라운드에서 강원도에 3-2 승리를 거뒀으나 4라운드에서 충남 하나은행에 2-3으로 덜미를 잡혔다. 개최도시 세종시 체육회는 한국바둑고 학생들로 구성된 순천만정원에 3-2로 이기고(3라운드) 전라남도에 2-3(4라운드)으로 져 첫날 반타작했다. 종합성적은 2승2패. 매직리그 팀에서는 충남 하나은행이 분발했다. 대전광역시와 전북 알룩스에 각각 3-2 승리를 올리며 1패 후 내리 3연승을 구가하며 단숨에 매직리그 2위로 올라섰다. 4라운드까지 마친 내셔널리그 세종 투어는 5월 15일 오전10시 5라운드를 마저 두며, 6월 25~26일 경북 안동에서 3차전 6~8라운드를 갖는다. 세종시 2차전 3, 4라운드 대전 결과는 아래와 같다.

▲ 3라운드 대국결과

▲ 4라운드 대국결과

▲ 4라운드까지 드림리그 팀 성적

▲ 4라운드까지 매직리그 팀 성적

▲ 3라운드 대국장 전경.

울산 디아채 강경낭의 미인계? 내가 고도의 심리전에 녹은 거야? 대구 덕영과 울산 디아채의 4라운드 경기는 매직리그 팀간의 대결로 그 어느 대결보다 치열한 접전이 예고됐다. 3라운드까지 2승1패로 매직리그 1위를 달리던 대구 덕영으로서는 4라운드에서 울산 디아채(공동5위)를 꺾는다면 1위 굳히기에 들어가는 상황. 한데 그 중요한 일전에서 덕영의 백전노장 박영진 선수가 디아채의 강경낭 선수가 연방 날리는 생글생글 미소에 녹고 말았다.
종반 끝내기를 앞둔 상황에서 박영진 선수는 자신이 유리하다고 믿고 있었는데 상대 강경낭 선수가 연방 활짝 핀 얼굴로 생글생글 웃고 있는 게 아닌가. 순간 박영진 선수는 “내가 형세를 잘못보고 있나?” 싶어 무리한 승부수를 띄우게 되었고, 그게 결국에는 화근이 돼 바둑을 역전패하고 말았다는 후문.

미인계가 계속 통하지 않은 까닭 그런 강경낭 선수도 4라운드에선 서울 푸른돌 팀의 조병철 선수에게 패점을 안았다. 백전노장에게도 통했던 생글생글 미소가 어찌하여 통하지 않은 것일까? "대국 내내 도통 날 쳐다보질 않는 데 어쩌겠어요?" 그래도 강경낭 선수의 저녁식사는 유쾌하고 맛있어 보인다. 아시는가? 강선수는 사이버오로의 마스코트라는 사실을. 사이버오로 본사에 전화를 했을 때 상냥하게 응대하는 여성 운영자가 그다.

이기면 밥맛도 좋아! 4연승을 올리고 맛있게 저녁부페를 즐기는 서울 푸른돌팀
<초반 1위 돌풍, 서울 푸른돌팀 짤막인터뷰> 초반 기세를 끝까지 이어가 우승하고 싶다! - 기우회로는 유일하게 팀을 구성해 내셔널리그에 참가했다. “푸른돌 내에서 자체 리그전만 할 게 아니라 내셔널리그에 참가해 큰 무대에서 진짜 리그전을 해 보는 것이 어떻겠느냐고 기우회장님(강병두·무역업)이 제안했다. 비용에 관한 문제는 회장님께서 흔쾌히 부담하겠다고 해서 이번 내셔널리그에 참가하게 됐다.” - (4연승으로) 초반 성적이 좋다. “바둑에는 실력과 운이 작용하는데, 초반 운이 좋았던 게 아닌가 싶다. 1~4라운드에서 불리한 판을 역전시킨 게 몇 판 있었는데, 운이 좀 따라 준 것 같다. 그 바람에 4연승을 할 수 있었다.” - 목표는? “어느 팀도 마찬가지겠지만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우승을 목표로 뛸 것이다.” - 푸른돌이 그 정도 전력인가? “냉정하게 따져봤을 때 우승할 전력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운이 따라주면 우승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그 개막을 앞두고 다른 팀에서 전력 분석을 했는데, 고맙게도 우리 푸른돌을 대체로 중위권 이상으로는 보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 소속 선수 전원이 푸른돌 기우회 회원들인가? “푸른돌 회원들로 구성했으면 좋은데, 푸른돌 회원 중에는 주니어 선수가 없다. 채영석 감독이 외부에서 주니어 선수를 영입했다. 여성회원들은 몇몇 있지만 리그에 참가할만한 실력을 갖춘 회원이 없어 시니어선수로 대신했다.” - 마지막으로 푸른돌 소개를 짧게 부탁한다. “구단주(강병두·기우회장)와 단장님(이윤성·전 기우회장), 감독님(채영석)의 열정이 대단하다. 그 분들의 열성과 애정만큼 성적이 나왔으면 좋겠다.”

▲ 올해 내셔널리그를 대하는 언론들의 태도도 다르다. 열띤 취재가 이루어졌다.

▲ 아직 1승밖에 거두지 못하고 있지만 유니폼이 색깔이 가장 강렬해 인상적인 인천 SRC팀.

▲ 1승이 목마른 순천만국가정원팀(왼쪽). 순천 바둑고 학생들로 팀을 이룬 이들은 입상보다 경험을 쌓게 하기 위해 성인대회에 특별 참가를 허용했다. 아직 실력이 영글지 않았지만 1라운드 0-5 패배 이후 아슬아슬하게 3연속 2-3 분루를 삼키고 있어 아쉬움을 더했다.

▲ 시선을 끈 미녀 심사위원은 누구? 프로기사라 할지라도 거저 심판자격을 얻는 게 아니다. 자격시험 단계를 이수하고 테스틀 거쳐야 심판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다. 대회진행에 열중하고 있는 이다혜 4단.

▲ 세종시 바둑을 이끌고 있는 세종시협회 관계자들. '반상의 구라' 김성룡 9단의 특별부탁으로 게재한 사진이다. 그렇다고 냉커피 한잔 얻어 마신 바 없다. ^^;;

▲ 5월15일 스승의 날에 세종시 투어 마지막 대전, 5라운드가 펼쳐진다. 이 대국 결과에 따라 내셔널리그 중반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지, 가닥이 잡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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