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돌'은 또 부활했다. 불패의 주니어 선수를 보유한 서울 푸른돌팀이 두 경기 연속 '2패 후 3연승'이라는 드라마를 쓰며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11월 15일 저녁,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6 제주삼다수배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서울 푸른돌이 경남 한림건설을 3-2로 꺾었다. 플레이오프 상대는 매직리그 1위를 차지한 전라남도팀이다.
한림건설은 1ㆍ2국에서 최호철 선수가 심우섭 선수를 제압했고, 여자 류승희 선수도 임진영 선수를 상대로 극적인 묘수로 대마를 살려 대역전 스토리를 썼다. 그러나 승부는 역시 주니어 대국에서 결정되었다.
국후 승자 인터뷰에서 류승희 선수는 "초반 진행은 만족스러웠다. 중앙에서 돌이 끊어지면서 수상전이 되었고 이후에도 절호의 찬스를 놓쳐 이기기 어려운 바둑이었다. 마지막에 수가 난건 운이 좋았다."라고 총평하며 "최근 내셔널리그에서 이어지는 먼저 2승을 거둔 후 3연패를 당하는 징크스는 어제 대전과 충남의 경기에서 깨졌다."고 말했지만, 징크스는 끝이 아니었다. 먼저 2승을 올린 경남 한림건설이 서울 푸른돌에 내리 3패를 당하면서 재현되었다.
주니어 선수들이 격돌한 3ㆍ4ㆍ5국은 혼전이었다. 한림건설 전준학 선수는 초반 접전에서 우세를 잡았지만, 서울 푸른돌 오경래의 뒷심에 밀려 역전당했다. 김영삼 해설자는 "어떻게 둬도 유리했는데 전준학 선수가 최악의 길로 스스로 걸어 들어갔다."라면서 아쉬워했다.
이어서 서울 푸른돌은 강지범 선수가 백 2.5집승, 박주민 선수가 백 3.5집승을 거둬 완벽하게 부활했다. 한림건설은 승리에 필요한 1승을 더하지 못해 탈락했다. 매 경기 흥미진진한 스토리로 열전을 이어가는 내셔널리그는 다음 한 주를 쉬고 플레이오프 1ㆍ2 경기는 28일과 29일 이어진다. 챔피언결정전은 12월 5일 제주도에서 열릴 예정이다. 월ㆍ화 오후 6시 반 열리는 포스트시즌 경기는 사이버오로에서 수순중계하고, 바둑TV에서 생방송 한다.
지난 정규리그에선 전체 18개 팀이 드림리그 9팀, 매직리그 9팀으로 나뉘어 팀당 17라운드 경기를 벌인 끝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각조 상위 4개 팀을 가렸다. 먼저 드림리그에서는 화성시가 14승 3패로 우승을 차지했으며 지난해 우승팀 경남 한림건설(13승 4패), 서울 푸른돌(11승 6패), 대전광역시(8승 9패)가 차례로 뒤를 이어 포스트시즌에 나갈 자격을 얻었다.
매직리그는 13승 4패의 전라남도가 10승 7패를 기록한 충청남도를 큰 차이로 따돌리고 여유 있게 우승컵을 안았다. 9승 8패의 대구 덕영과 8승 9패의 경북 한국광물이 3위와 4위를 차지하며 포스트시즌 행 막차를 탔다. 포스트시즌은 정규리그 상위 8팀(드림 4팀+매직 4팀)이 8강 스텝래더 토너먼트 대결을 펼친다.
대한바둑협회가 주최, 주관하는 2016 제주삼다수배 내셔널바둑리그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 문화체육관광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했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 총 상금은 1억 원. 정규리그(매직·드림리그)우승팀에게는 각각 1000만 원의 우승상금을 주며 포스트시즌 우승팀에게는 2000만 원이 추가로 지급한다.
▲ 내셔널리그 최강 시니어 최호철 선수. 1국에서 심우섭 선수를 제압했다.
▲ 매운 손길, 독한 노림수로 절망적인 대국을 역전시킨 류승희 선수.
▲ 1, 2국을 이긴 경남 한림건설. 어렵게 역전승을 거둔 류승희의 얼굴에 살며시 미소가 번진다.
▲ 오후 8시 30분 동시에 들어간 주니어 세 판을 서울 푸른돌이 모두 쓸어 담으며 기적 같은 2연패 후 3연승을 달성했다. 서울 푸른돌은 앞서 경북 한국광물에게도 2연패 후 3연승을 거둔 바 있다.
▲ 오경래 선수의 승리에 이어 제주 출신 '푸른돌' 강지범 선수도 승전보를 전했다. 승부는 2-2 원점이다.
▲ 마지막 승리의 방점은 박주민 선수가 찍었다. 지난 경기에 이어 또 2패 후 3연승. 두 번 연속되는 우연은 우연이 아니다.
▲ 서울 푸른돌 선수단은 3-2 역전승이 가시권에 들어오자 오히려 차분한 모습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