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리하다고 해서 졌다고 말할 수 없고 유리하다고 해서 이긴 것은 아니다" 챔피언결정전 1,2국을 연거푸 패해 2-0의 핀치에 몰린 대구 팀의 김원 감독이 내 뱉은 말이다. 그렇다. 아직 승부는 끝난 게 아니다. 9월 6일 서울 서교동 K-바둑 스튜디오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내셔널리그 챔피언 결정전'에서 충남 서해팀이 1,2국을 모두 이겨 2-0으로 우세한 위치에 섰다.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한 충남 서해팀은 준플레이오프에서 인천 에몬스를 이겼고,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2위를 차지한 충북팀을 이겨 결승에 올랐다. 6일 챔피언 결정전을 치른 대구 덕영치과팀은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1위 팀이다. 제1국에서 충남서해팀에 승리의 물꼬를 튼 유병용은 "내 할일을 했다는 느낌이다. 사실 오늘은 이상하게 긴장을 많이 했다. 상대도 좀 그랬던 것 같다. 두다 보니 어디를 두는 지 내가 잘 모르는 지경이었다. 지금은 너무 힘들다. 제발 2-2상황에서 최종판을 안 갔으면 좋겠다. 힘들어서 2국을 못 보겠다." 고 소감을 말했다. 7일의 3국과 4국을 봐야하는 김원 감독은 "반드시 2-2가 될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2-0으로 앞선 충남 서해팀의 유경남 감독은 "아직 맘을 놔서는 안된다. 결과는 아직 모른다"라고 말했다. 7일에는 제3국과 4국이 오후7시와 9시에 열리며 2-2의 동률이 되면 8일 오후 7시에 최종 5국을 두게 된다.
▲ 1국을 승리한 유병용이 기지개를 켜며 한숨 돌리고 있다.
○●제1국, 김정선-유병용 '반드시 이겨야 한다' "1국은 이겨야 한다." 1국을 이기는 팀이 심리적인 우위에 선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한 대국씩 차례로 열리는 단체전에서 1승을 먼저 챙기는 것은 1.5점을 득점하는 것과 비슷하다. 1국에 나서는 선수들의 얼굴에는 어쩔 수없이 긴장이 흐른다. 그냥 대국도 아니고 챔피언 결정전이기 때문이다. 1년의 결실이 오늘에 달렸다. 9월 6일 서울 서교동 K-바둑 스튜디오에서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대구덕영치과(정규리그 1위)와 충남서해 (정규리그 3위)팀의 제1국이 오후 7시부터 K-바둑 생중계로 시작됐다.
1국에 나선 대구 덕영치과의 1장 김정선 선수는 그냥 "제1국에 나서는 게 부담이 적다. 마음이 편하다"며 슬며시 긴장 섞인 웃음을 짓는다. '대구팀을 쓰러뜨리겠다.'고 표현한 유병용 또한 긴장을 감출 길은 없다. 일찌감치 대국실에 들어가 대국을 준비. 1국은 김정선이 '거의 이길 수 있었다'. 검토실 대구덕영팀의 분위기도 좋았다. 그러나 바둑의 승리란 역전을 당하지 않아야 하는 것, 끝 마무리를 향해가는 김정선의 스텝이 하변전투부터 꼬이기 시작하더니, 복잡한 중앙전에 이르러 걷잡을 수 없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해설을 맡은 안달훈 9단은 "유병용의 초반이 좋지 못했다. 김정선이 쉽게 이길 수 있는 길이 분명 있었다. 어려운 길을 택해 고난을 자초했다."라고 대국을 해설했다. 중앙전투에서 차이를 좁히고, 끝내기에 격차를 벌린 유병용의 투혼이 빛났다. 방송대국이 좀 더 낯설었던 김정선 선수가 끝판에 흔들린 것이라 볼 수 있을 것 같다. 201수 유병용 백불계승.
▲ 2국을 마친 후, 각 팀 선수 감독들이 모두 검토에 참여했다.
▲ 김수영이 복기하면서 상대의 말을 듣고 있다
▲ 충남팀의 김수영 선수, 단아한 착수 - 그러나 매서운 맛이 그 속에 놓여있다. 내셔널리그 정규리그 여자 최우수상 수상
▲ 대구 덕영치과팀의 박강수 선수, 정규리그 시니어기사 최우수상 수상에 빛난다
▲ 제2국
충남서해가 1-0으로 앞선 상황에서 제2국 박강수-김수영 선수의 시니어-여류 대결이 6일 오후 9시부터 방송생중계로 시작됐다. 초반싸움에서 3.3의 치받는 수를 생략한 박강수 선수가 기회를 놓쳤다. 그리고 그 틈을 김수영 선수가 잘 파고들어 초반부터 유리를 점했다. 엎치락 뒤치락하며 실수를 주고받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김수영이 더욱 앞서갔다. 240수가 넘겨 끝난 판이었지만 170수가 넘자 대구 팀은 이미 검토를 끝내고 내일 대국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김원 감독은 "오늘 1:1이 되리라 예상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내일 대국에서 2:2가 될 것이다"라고 다짐했다. 김수영 선수는 대국 시작전 "1등은 아무나 오르는 자리가 아니다. 그래서 꼭 우승을 하고 싶다. 플레이오프에서 패배해 정말 속상했는데 유병용 선수가 최종국에서 이겨줘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반드시 이기고 싶다"고 말했고 그 말을 지킬 수 있게 됐다. 대국은 242수에 끝났다. 242수끝 김수영 백불계승. 충남서해팀 2-0리드.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 챔피언결정전 대구 덕영(정규리그 1위) vs 충남 서해(정규리그 3위) 제1국 ●김정선 - ○유병용 9월 6일(목) 19:00 K바둑 생중계(오로중계) 210수 백불계승 제2국 ●박강수 - ○김수영 9월 6일(목) 21:00 K바둑 생중계(오로중계) 242수 백불계승 제3국 ○강지훈 - ●송홍석 9월 7일(금) 19:00 K바둑 생중계(오로중계) 제4국 ○이유진 - ●박성균 9월 7일(금) 21:00 K바둑 생중계(오로중계) 제5국 (2대2 동률일 경우 5국 진행) 9월 8일(토) 19:00
▲ 충남서해팀은 유병용을 1장으로 내보냈다. 팀 화력을 초반에 집중한다는 생각
▲ 대구 덕영치과팀의 김정선, 1장으로 나오는 것이 편하다고 말했다.
▲ 아마추어 선수들은 방송 스튜디오 환경에 낯설어 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 또한 승부의 한가지 조건.
▲ 김수영 선수, 대국을 끝내고 포근한 표정이 됐다.
▲ 대구 덕영치과팀, 오른쪽 김원 감독과 강지훈 선수, 앞에는 김신영 선수를 대신해 참가한 이유진 선수, 김신영 선수는 프로입단했다.
▲ 충남 서해팀, 왼쪽부터 김수영, 박성균, 정재우(대바협), 송홍석
▲ 챔피언 전이라 대회 관계자의 관심도 이어졌다. 검토실에 들러 대국을 지켜보고 있다. 오른쪽부터 이재윤 대구바둑협회 회장(대구덕영치과), 이광구 일요신문필자, 유경남 충남팀 감독, 박강수 대구팀 시니어 선수, K바둑 윤여창 대표
▲ 현재는 김정선 선수가 좋네요~
▲ 대한바둑협회 안성문 전무(맨 오른쪽)도 선수들과 함께 대국을 지켜봤다.
○●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한국 아마추어 바둑인의 염원을 하나로 모은 '하나은행 2012 내셔널바둑리그'는 지난 3월 3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7월 16일 최종 11 라운드까지 5개월간의 정규리그 대장정을 거쳤다. 그동안 각 시도를 대표하는 12개 팀, 총 48명의 선수들이 소속팀의 명예를 걸고 온힘을 쏟았다. 8월 23일부터 시작된 포스트시즌은 스텝래더방식(준PO-> PO -> 챔피언결정전)으로 치러진다. 4판 3선승제이며 동률 시엔 대표 선수가 최종 결승을 치른다. (하위팀은 대국오더 사전 공개). 한국의 내셔널리그는 중국갑조리그의 시스템을 기본으로, 한국바둑리그의 장점을 갖춘 대회로 주목을 받았다. 모든 라운드는 각 지역을 돌며 하루에 모든 팀의 대국을 소화하는 방식이며, 주요 대국은 K-바둑에서 방송을 탔다. 플레이오프는 8월 30일과 31일열려 충남서해가 결승에 올랐고 정규리그 1위팀 대구덕영과 챔피언을 가리게 됐다. 챔피언 결정전은 9월 6일과 7일 열린다. 포스트시즌 우승팀에겐 2000만원이 돌아가며 준우승은 1000만원이 수여된다. 우승 선수과 감독에게는 100만원이 전달될 예정. 내셔널바둑리그의 제한시간은 각 15분 30초 초읽기 3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