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기사는 은퇴한 후 아마추어 대회에 나갈 수 있을까? 이미 대한바둑협회는 은퇴기사의 아마대회 출전을 허용했다. 1999년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프로기사직에서 물러난 '기왕전의 사나이', '속기의 달인' 김희중(전 프로9단)을 올해는 2013 내셔널리그에서도 만날 수 있다. 바둑계의 주당으로도 손꼽히는 김희중은 최근에도 각종 아마대회에 출전해 수담을 즐겼었다.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한 국내 최초의 아마추어 바둑리그『하나은행 2013 내셔널바둑리그』가 4월 6일 다시 개막한다. 작년 열린 2012 내셔널그리그에서 이어지는 대회다. 올해 참가팀은 ㈜건화, 천일해운(이상 서울), 의정부시, 안산시, 분당기우회(이상 경기), ㈜에몬스가구(인천), 덕영치과(대구), 강원도(강원), 충청북도, 충남 서해바둑단, 경남 함양, 전남 메디팜으로 총 12개 팀이다.
팀 수는 2012년과 같지만, 구성은 약간 달라졌다. 경기는 의정부, 안산, 분당 3개 팀으로 작년의 고양팀이 빠지고, 서능욱 9단이 감독을 맡은 분당팀이 새로 들어갔다. 서울 2개팀은 건화와 천일해운으로 작년의 동대문구청팀에서 천일해운팀으로 변경되었다. 신생팀 천일해운은 여성감독으로 고형옥을 선임하고 명장 조민수를 스카웃했다. 강원도협회팀은 강원도팀으로 팀명을 변경했고, 전라도는 광주 무돌팀 대신 전남 순천 메디팜이 자리를 대신했다. 메디팜은 순천에 위치한 의료기관으로 병원장 위계룡씨가 단장을 맡았다. 개막식은 4월 6일 오후 7시부터 전남 영암 한옥호텔 영산재에서 열린다. 또한 개막식전 오후 2시부터는 1라운드와 2라운드가 다음날 오전 3라운드가 각각 영산재 한옥호텔 야외마당에서 펼쳐질 예정이다. 영암의 개막식은 전라남도 바둑협회의 초청으로 이뤄졌다. 나머지 정규리그는 대부분 한국기원에서 벌어지며 포스트시즌은 K바둑 스튜디오에서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선수구성은 12개 팀에서 팀당 5명씩 60명을 선발했다. 각 팀은 여건에 따라 자유롭게 예비 선수를 둘 수 있다. 내셔널리그는 구단제와 지역연고에 뿌리를 두기에 각 팀의 자율성이 최대한 보장되고, 선수의 동일성을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올해 시니어 선수로는 조민수, 박영진, 손봉민, 박성균 등 화려한 아마스타들과 현역프로에서 은퇴한 김희중, 홍태선이 함께 손을 섞는다. (시니어선수 자격규정은 만 40세 이상의 남녀로 1973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다.)
송홍석, 박창명, 최현재 등 내년 입단을 바라보는 정예군단과 강다정, 김수영, 전유진 등 여성최강의 아마들의 화려한 무대도 기대된다. 아마추어 유망주들에게는 리그가 입단 대회전 실전경험에도 도움이 되지만, 함께 해주는 동료들과 1년 동안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규정상 현역연구생은 리그에 출전할 수 없어 올해 내셔널리그를 위해 연구생을 자퇴한 선수도 있을 정도다. 작년 내셔널리거로 활동하던 인천 에몬스의 이호승, 충남 서해의 유병용, 대구덕영의 김신영 등은 리그의 활력을 바탕으로 입단에도 성공했다. 물론 운영면에서 선수들이 도중 입단하면 문제는 있다. 최근 일반인 입단대회가 1월에 집중되어 남자 주니어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지만, 포인트입단제의 특별입단이나 여류입단대회 일정으로 인한 결원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대한바둑협회 관계자는 "작년에도 김신영 선수가 리그 도중 입단했다. 올해도 대부분의 아마강자가 리그에 참가하기에 당연히 입단자는 생길 것이다. 관련 문제는 각 팀과 협의해 곧 규정을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각 라운드 대국에는 시니어 2명, 주니어 2명, 여성 1명이 출전한다. 단 주니어는 주니어선수와만 대국하며 '시니어와 여성', '시니어와 시니어', '여성과 여성' 대결은 감독의 오더에 따라 달라진다.
4월부터 8월까지 열리는 정규리그는 12개팀 풀리그로 총 11라운드다. 총 66경기로 대국 수는 330국. 정규리그 대국은 K바둑에서 매주 수요일 18시와 20시에 녹화방송되며 사이버오로에서 주요대국을 생중계한다. 포스트시즌은 9월로 정규리그 상위 4팀이 스텝래더 방식으로 치러지며 준플레이오프와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은 단판이다. 2013 하나은행 내셔널리그는 한국바둑방송(K바둑)주최하고, (사)대한바둑협회가 주관하며 하나은행이 후원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초읽기 30초 3회가 주어진다. 우승팀 2천만원, 준우승 천만원, 3위팀 3백만원, 4위팀 2백만원의 상금이 주어지며, 부분별 개인시상이 있다.
▲ 2012년 우승팀인 충남 서해바둑단. 올해도 12개 팀이 최종우승을 향한 레이스 준비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