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천일해운과 충청북도가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에서 일진일퇴의 공방을 벌이고 있다. 2015 내셔널바둑리그 플레이오프 1경기 서울 천일해운 대 충청북도의 대결이 28~29일 서울 마포구 서교동 K-바둑스튜디오에서 4국까지 진행됐다. 1국과 4국은 충청북도가, 2국과 3국은 서울 천일해운이 가져가 2-2가 됐다. 대한바둑협회 시니어랭킹 1위 조민수(서울 천일해운)가 김정우(충청북도)에게 지고, 정규리그 주니어 다승왕 조남균(충청북도; 9승2패)이 정훈현에게 진 게 28일의 1국과 2국. 3국에선 김세현(서울 천일해운)이 최계성(충청북도)을 꺾었고, 4국에선 김창훈(충청북도)이 신동목(서울 천일해운)울 제쳤다.
■ 최강 전력 서울 천일해운과 최강 끈기 충청북도 “반칙이다” 서울 천일해운(감독·고형옥)의 말도 안 되게 강한 전력을 한마디로 압축해 표현한 해설자 이현욱 8단의 일갈이다. 내셔널바둑리그에서 시니어선수의 비중은 굉장히 크다. 시니어 다승부문 공동2위 중 2명(조민수·김세현)이 서울 천일해운에 속했다. 서울 천일해운의 전력이 과감히 최고라 말할 수 있다. 그 같은 전력은 아니지만 어떤 팀도 쉽게 이기지 못하게 하는 끈기의 팀이 반대쪽에 서 있다. 충청북도(감독·김만수)다. 29일 플레이오프 3국과 4국은 양 팀의 특징을 잘 나타내주었다. 막강 화력 김세현(서울 천일해운)은 시니어 개인성적 최하위(1승10패) 최계성에게 쉽게 승리를 가지 못했다. 초반에 대마를 잡혀 고생했다. 그러나 조민수와 함께 서울 천일해운의 살림을 도맡는 김세현은 끊임없이 판을 흔들어 결국은 이겼다. 전력은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결과’는 승리로 나타났다. 4국은 충청북도 특유의 ‘끈기’를 잘 드러냈다. 초반에 돌을 거둬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내용이 좋지 않았던 충북의 주니어 김창훈은 악전고투를 이겨내고 아마랭킹 네 계단 위의 신동목에게 역전승을 거뒀다. 어떤 강한 팀도 충북에게 쉽게 이겨갈 수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로써 승부는 5국에서 가려지게 됐다. 5국은 여성 선수끼리의 대결로 박지영(서울 천일해운)과 김현아(충청북도)가 30일 오후 8시 같은 장소에서 겨룬다.
사이버오로는 내셔널바둑리그 포스트시즌 모든 경기를 오로대국실에서 수순 중계한다. 대한바둑협회가 주최ㆍ주관하는 ‘2015 내셔널바둑리그’는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후원하고 한국바둑방송과 세계사이버기원 사이버오로가 협력한다. 제한시간은 각자 30분에 30초 초읽기 3회씩이다.
▲ 전력 면에서 열세였던 최계성(오른쪽)은 초반에 김세현의 거대한 말을 잡으면서 아주 우세한 국면을 만들었다.
▲ 최계성(흑)은 전국 규모대회 우승을 해본 김세현의 화려한 경력에 못 미친다. 그러나 전투할 때면 위축됨이 없다. 바둑이 시작되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우하 방면 백을 전멸시키는 데 성공한다. 당황한 김세현의 실수도 한몫했다. 백의 1선 젖힘이 그것이다. 젖힘은 잘못된 받기였고 백은 살 길이 없어졌다.
▲ 김세현이 백1로 붙혔다면 이하 3까지 패를 낼 수 있어 괜찮은 국면이었지만 최계성에 급습에 당황한 김세현은 이 수를 보지 못했다. 백전노장 김세현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던 최계성의 완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 김세현의 우하 방면 대마 전멸이라는 초반 전개는 검토실의 예상을 완전히 깬 것이었다.
▲ 천장의 카메라는 반상을 조용히 바라본다.
▲ 맹장 고형옥 서울 천일해운 감독. 믿었던 김세현이 고전하자 한 수 한 수 노심초사하게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 그러나 김세현의 흔들기는 무시무시했다. 도저히 뒤집힐 것 같지 않은 바둑이었지만, 사방에서 판을 흔들어 결국 역전승을 해냈다.
▲ "아, 뭘 뒀는지 모르겠어. 나도 정신없었지만 상대도 정신이 없더라고~" 역전승한 김세현이 기쁜 얼굴로 서울 천일해운 검토진으로 왔다.
▲ 몇 수 사이에 40집 정도가 주인이 바뀌는 치열함이 있는 내셔널바둑리그.
▲ 조기식 충청북도바둑협회장(가장 왼쪽)이 플레이오프를 치르고 있는 충청북도의 경기를 보러 서울에 왔다. 검토실에서 충청북도 김만수 감독(가장 오른쪽)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김만수 감독과 인연이 있나 보오. ... 주위에서 어떻게 이런 훌륭한 감독을 들였냐며 얘기들이 자자합니다." (조기식 협회장)" "아휴, 별 말씀을~"(김만수 감독)
▲ 선수들을 격려하러 온 조기식 충청북도바둑협회장.
▲ 신동목(서울 천일해운)이 입을 꽉 다문 채 착수하고 있다.
▲ 검토실에서 가장 적극적인 검토를 하는 이는 주니어 다승왕 조남균.
▲ 충북 시니어 김정우, 여성 김현아와 함께 조남균은 검토에 열심을 낸다. 바둑이 워낙 난해했다.
▲ 김창훈(충청북도)이 승리를 거두면서 플레이오프는 이틀째에 끝나지 않게 됐다.
▲ 착수할 때의 표정이 평범하지 않은 신동목.
▲ 김창훈의 실력은 연구생 출신 기사들이 인정한다. 정상급 프로기사와의 비공식 대국에서 연전연승을 거둔 일 등 활약상이 전해져 온다.
▲ 서울 천일해운과 충청북도의 플레이오프는 30일 최종국으로 이어진다.